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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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모든 형편을 아시는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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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택목사 날짜17-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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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편을 잡다가 전업작가로 전향한 송정림씨가 쓴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왜냐하면 삭막한 세상에서 일어난 따뜻한 일들을 소재로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나온 글을 소개합니다.

임신할 때는 자꾸 먹고 싶은 것이 생깁니다. 만삭의 몸으로 누워 있다가 갑자기 인절미가 먹고 싶어진 여자는 아파트 근처 떡집으로 갔습니다. 인절미 두 팩을 사들고 엘리베이터 앞에 다다랐을 때 ‘엘리베이터 수리 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아까 낮잠을 잘 때 언뜻 잠결에 엘리베이터를 운행하지 않는다는 안내 방송을 들은 것도 같았습니다. 여자는 아차 싶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오도 가도 못 하고 난감해하는데 초등학교 3, 4학년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오더니 말을 걸었습니다. “지금 엘리베이터 수리 중이래요. 걸어 올라가야 해요.” 여자는 만삭의 몸으로 어떻게 9층까지 올라가야 할지 까마득했습니다. 그때 그 아이가 또 말을 걸었습니다. “같이 가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괜찮아. 무겁지 않아.” 떡 봉지를 달라는 남자아이에게 괜찮다고 했지만 아이는 “배속에 아기가 있잖아요!”라고 말하며 봉지를 빼앗아 들고는 여자보다 앞서서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습니다. 아이는 계단을 올라가다가도 뒤를 돌아보며 조금 거리가 멀어진다 싶으면 기다려주었습니다. 아이가 먼저 올라가고 여자가 따라가니 훨씬 힘이 났습니다. 뒤늦게 숨을 헐떡이며 집 앞에 도착한 여자에게 아이는 다시 떡 봉지를 내밀고는 “안녕히 계세요.” 하고 인사하더니 아래층으로 씩씩하게 뛰어 내려갔습니다.

아래층에 살면서도 여자를 위해 위층까지 힘들게 올라왔던 것입니다. 여자는 빠르게 내려가는 아이에게 “고마워!”라고 말했지만 계단을 오르느라 숨이 차서 더 이상 얘기를 못 했습니다. 천사 같은 마음을 가진 씩씩한 그 아이를 다음에 만나면 머리라도 쓰다듬으며 칭찬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너무너무 고마웠어. 우리 아기도 너처럼 예쁜 마음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은 유아독존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한자에 사람 인(人)자는 서로 받쳐 산다는 뜻으로 사람 인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고도 합니다. 공동체를 이루어 산다는 말이지요. 무슨 말일까요? 상부상조하며 사는 존재라는 말이지요. 내가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 것보다는 상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아니 거의 대부분 도움을 받으며 산다는 말이 옳습니다. 태어나서 자기 스스로 살아가기 전까지 부모의 도움 없이 자란 사람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자가 생산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농부가 농산물을 생산해 주고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공산품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거지요. 그렇습니다. 도움을 받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과연 나는 도움을 받은 만큼 도움을 주고 있는가? 과연 나는 만삭인 분을 위해 인절미 두 팩을 받아들고 아파트 9층까지 올라왔다 내려가는 어린 소년과 같은 배려를 할 수 있는가?’
저는 이 글을 읽으며 주님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님이 가신 동선을 생각해 보면 늘 배려를 위해 가셨습니다.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곳, 가진 것이 없는 사람, 난치병에 걸려 가족도 떠나버린 병자, 부도덕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외면당한 사람 그리고 직업이 떳떳치 못해 사람들에게 멸시받는 그런 사람들을 찾아가셔서 그들을 위로하고 친구가 되어주고 말을 들어주고 아픔을 치료하고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주셨습니다. 주님은 아십니다. 저와 여러분을, 우리가 처한 상황과 형편을. 우리가 초라한 모습일 때 세상은 우리에게 돌을 듭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를 찾아오셔서 두 팔을 벌려 저와 여러분을 품어주십니다. 그리고 세상이 던지는 돌을 대신 맞으시며 우리를 지켜주십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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